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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학개론
도라이에몽
2021. 2. 7. 18:39
- 많은 사람들이 결혼이라는 말을 떠올릴 때, 대부분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과정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소중한 반려자를 만나 평생을 같이 하고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을 꿈꾸는 것에 비해 한 가지 큰 결점이 있다. 우리는 어떤 일을 하기 전에 그에 대비해서 연습을 하거나 미리 예상을 한 뒤 대책을 세우거나 할 수 있다. 반면 결혼은? 생각보다 그저 서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나면 그것이 쭉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지만 우리는 이를 위해 예행연습을 하거나 연습을 할 수 없을 뿐더러(그러기 위해 이혼을 하고 재혼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지 않는가?) 정말로 같이 살아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부분들이 많으므로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결혼을 통한 관계는 크게 보자면 인간관계의 어느 한 부분에 속해있다. 더 나은 인간관계를 위해 여러 좋은 조언이나 책을 통해 도움을 얻듯이, 특히나 결혼을 한다면 어떻게 보면 가장 큰 인간관계의 부류에 속하는 결혼생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면 이만큼 훌륭한 예행연습이 또 있을까 싶다. 나는 무조건 결혼하지 않고 비혼으로 살아간다 마음을 먹는다 하더라도 살다 보면 사람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 지는 모르니나중을 위해서라도 이 책을 통해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면 좋을 듯 하다.
- 흔히 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갈등을 예로 들자면 어떤 사람이 나와 맞지 않으면 그 사람과 나는 애초에 타고나길 성격이 다르므로 그렇다는 말을 한다. 여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계속해서 만나야 하는 사람이라면 서로 어떤 점을 고쳐야 하는지, 주의해야 하는가를 따져서 타협을 하며 나아가던가, 아니면 그냥 쿨하게 더 이상 만나지 않으면 되는 방법이 있다. 그런데 부부관계도 넓게 보면 그저 어떤 한 종류의 인간관계일 뿐인데 가끔 어떤 사람들은 어떤 부분에서도 나와 항상 맞는 "소울 메이트"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이러한 갈등이 생기면 헤어지고 다른 사람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애초에 결혼이라는 제도가 과연 이런 영혼의 단짝을 이어주기 위한 제도로 먼저 만들어 졌을지도 의문이다. 특히나 결혼의 역할이 20세기에 비해 정서적인 면에서의 친밀감이 강조되는 이 시점에서 미디어가 만들어 낸 백마탄 왕자같은 환상을 버린다면 일단 부부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는 첫 단추를 꿰었다고 볼 수 있다.
- 완벽한 짝이 없다는 점을 받아들였다면, 그 다음으로는 어떤 부부든 싸울 수 있다는 뜻이 된다. 개인적으로 나는 부부관계를 떠나 모든 인간관계에서는 상황이 어떻든 간에 사소한 언쟁 정도는 오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는 사람이다. 가령 어떤 사람들은 정말로 인성이나 성품이 뛰어나서 그럴 수도 있지만 화를 내는 모습을 절대로 보지 못한 사람도 있긴 있다. 그런데 부부 사이에서 어느 한쪽이 매번 그렇게 넘어간다면 그건 분명히 한 쪽이 참는 것일 뿐이다. 싸움은 피할 수 없지만, 현명하게 싸우고 넘어간다면 그나마 낫지 않을까 싶다. 매번 얼굴을 맞대고 지내는 사이인 만큼 다른 사람들보다 쉽게 불평하고 탓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의 경우는 특히 다른 사람들이라면 예의라는 명목하에 하지 않을 언행을 가족 사이에서는 쉽게 하는 경우가 많다. 설령 상대방에게 정말로 문제가 있다 쳐도 비난하는 쪽으로 화내고 몰아가봤자 상대방은 내가 원하는 대로 고쳐지지 않는다. 비난을 하되 정말로 하고 싶다면 가급적 짧게 말하고, 탓을 정말로 하고 싶다면 웬만하면 직접적으로 하기보다는 다른 것을 탓하는 것도 좋아보인다.
- 결혼을 하고 애를 가졌을 때를 상상해본다면, 자녀와 배우자 중 누구에게 더 신경을 써야 하는지를 고민해볼만하다. 주변을 둘러보면 실제로 애 때문에 결혼생활을 참고 산다느니, 아니면 애를 낳기 위해서 결혼하는 것이라는 등의 소리를 듣는다. 틀린 말은 아니라고 본다. 어쩌면 결혼이라는 제도가 안전하게 아이를 성인이 될때까지 기를 수 있게 한 제도인 것 같기도 하니 말이다. 하지만 결혼생활을 화목하게 유지하고 나아가려면 단순히 아이가 결혼의 맹목적인 목적이 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애를 위해서라면 결혼생활이 맘에 안들고 집안 분위기가 좋지 않더라도 참고 살아가는 것이 아이의 정서적인 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대충 생각해봐도 굉장히 좋지 않을 것 같지 않은가? 이러한 측면에서 저자도 결혼 후 배우자가 아이보다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듯 하다. 아이는 하나부터 열까지 부모의 사소한 점을 보고 배운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무엇보다 가정의 화목과 평화가 우선시 되어야 함을 상기시켜 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