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
»
2025.5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개기 일식'에 해당되는 글 1건
-
2020.12.14
아인슈타인의 전쟁
- 살면서 아인슈타인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 본다. 현존하는 인류 중 거의 천재의 대명사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내 주변 사람들과 아인슈타인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 보면 가끔씩 나오는 말 중에 "그 사람은 그냥 원래부터 똑똑해서 그랬던거 아닌가?"라는 의견을 듣는다. 물리학을 전공한 나로써는 공부하면서 들은 말이 있어서 그 말이 완전히 맞다고 보기는 어려운 이유를 대충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딱히 반박할 만한 증거도 딱히 없어서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가 버렸다. 이번 책을 통해 그 상세한 뒷배경을 더 잘 알게 됨으로써 그가 이룬 업적이 타고난 재능 하나만으로 이뤄낸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됐다. 단순히 위대한 과학자의 업적을 칭송하는 책이 아닌, 그의 업적이 빛을 발하기 전까지 수 많은 우연의 사건들과 그러한 과정을 통해 인류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나아가는지를 알 수 있는 책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 당시에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수 많은 패러다임을 깨는 이론을 내놓은 그였지만,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이론 중 하나는 바로 상대성 이론이다. 즉, 빛의 속도가 일정하다는 가설을 시작으로 시간이 일정한 불변의 값이 아니라는 고정관념을 뒤집고 그가 내놓은 특수 상대성 이론을 시작으로 출발하였지만, 최종적으로 일반 상대성이론이 완벽히 정립되고 증명되기 까지의 과정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아무래도 가장 큰 문제는 그 당시 유럽의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았다. 세계 1차대전 발발로 인해 독일인이었던 아인슈타인의 논문은 학회에서 주목받기 힘든 상황이었다. 게다가 당시에 물리학의 토대를 마련하고 근본이었던 뉴턴역학에 위배되는 그의 이론은 누가 보더라도 터무늬 없는 주장으로 보일만 했다. 더군다나 뉴턴은 영국 사람이다. 그를 토대로 세워진 거대한 물리협회를 도데체 무슨 수로 독일의 일개 무명 학자가 말하는 뜬구름잡는 소리를 받아들이겠는가? 중력이 빛의 흐름에 영향을 준다고 말하는 그의 이론을 뒷받침하기 위한 실험으로 러시아에서 열리는 개기일식을 관측하려 했던 계획마저 전쟁으로 인해 취소되었다. 더군다나 그의 특수상대성 이론은 비교적 쉽게 사고실험을 통해 나온 이론이었지만, 그 이론을 토대로 일반 상대성 이론을 정립하기까지는 거의 20년 가까이의 시간이 걸렸다. 도중에 (상대적으로) 부족한 그의 수학실력에 한계를 느끼고 주변 동료의 도움을 받으며 고군분투한 사실은 웬만하면 일반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부분이다.
- 결정적으로 아인슈타인이 지금의 천재라는 위상을 갖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아마 에딩턴이라는 영국의 천문학자의 공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1차 세계대전으로 전면 대치 중인 상황에 그가 적국의 과학자의 이론을 알게 된 것은 운적인 부분이 굉장히 크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항상 느끼지만 역사는 모두 우연의 연속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에딩턴이 우연한 계기로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아인슈타인의 이론에 흥미를 느끼고 그 이론의 진가를 알아보았다는 것 자체가 모두 우연의 흐름이다. 물론 그가 아인슈타인의 국적과는 상관없이 그렇게 열린 마음을 갖게 된 이유는 아인슈타인이 진정한 패러다임을 깨버릴 만한 대단한 천재 과학자임을 알아 채서 그런 것도 아니다. 기본적으로 과학적인 연구에 있어서 만큼은 그 만의 소신과 신념이 있었기에 그러했던 것이다.
- 이 모든 아인슈타인이 자신의 이론을 세상에 알리기 까지의 과정이 단순히 그가 절대적인 세상의 진실을 알고 있었고, 그것이 반드시 맞으므로 이렇게 된 것일까? 저자의 마지막 챕터의 부분을 읽으며 과학적 지식을 넘어 인간의 삶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위대한 학자의 사례를 통해 조금이나마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모든 과학적 주장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논리와 근거를 가지고 내세워진다. 그러므로 반드시 그에 따른 반박과 의심의 여지는 있기 마련이다. 어떻게 보면 에딩턴이 1919년 일식관측을 통해 관측했던 결과값도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정교하지 못한 장비 때문에 정확한 값이 아닐 수도 있다. 물론 후에 더 좋은 장비로 여러 번의 관측 결과 상대성 이론은 충분히 정설이라 여겨질 만큼 이미 검증되었다지만, 그 당시 왜 사람들은 에딩턴의 실험결과에 열광하고 흥분했을까? 아마도 그가 사회적인 이념을 뛰어 넘어 보여주려 했던 지극히 ’인간적인’ 과학자의 모습에 열광했던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우리가 인간이기에 인간의 방식대로 세상이 돌아간다는 점을 잊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사례처럼 부족한 우리의 면을 조금이나마 더 잘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 아인슈타인도 천재이기 이전에 수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고난과 역경을 겪으면서 우연한 운을 통해 빛을 발휘했듯이 말이다.
Posted by
도라이에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