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 시점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나라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거의 모든 사람들은 미국을 꼽을 것이다. 그에 대응하여 무섭게 미국을 추격하는 2인자는 대부분 중국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과거부터 최근까지 중국의 행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 본다. 나 역시도 이번 책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중국이 어떻게 서서히 세계의 기술력을 장악하며, 그들만의 방식으로 독점하고 있는 지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통신에 관련된 기술 쪽을 중국이 소리소문없이 장악하면서, 거기에 더불어 중국 특유의 공산주의적 성격이 더해져 우리도 모르는 사이 감시당하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을 알게 된다.
2. 화웨이의 사례는 중국의 기술력이 어떻게 세계를 장악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들은 마땅한 방법이 없어서 세계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갖은 고난을 헤쳐가며 통신장비를 세계 곳곳에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우연히 시기가 맞아떨어져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을 하는 동안 화웨이가 통신망을 독점하는데 도움을 줬다. 군사작전 수행 중에도 미군은 화웨이의 장비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미국 현지에서도 화웨이만큼의 가성비를 보여주는 통신업체가 없기에 미국조차도 자국 내에서의 화웨이를 무시할 수 없다. 현대 사회에서의 연결욕구는 식욕, 수면욕과 같은 기본적인 욕구와 거의 대등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인터넷 사용자들은 화웨이가 스파이 활동을 통해 감시를 하든 말든 조금이라도 더 싼 통신업체를 찾는 것을 갈망한다. 미국도 이를 알기에 어찌 손 쓸 방도가 없는 것이다. 중국이 이를 통해 그들에게 이득이 되는 짓을 한다고 해도 막을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3. 중국같은 거대한 나라가 세계 곳곳에 기술력을 장악, 독점하면서 생기는 문제점은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정책은 1당 독재 체제를 통해 모든 국민을 통제하려는 방식에서부터 모순이 생긴다. 기술력을 넓혀 세계와 연결성을 높이려면 결국 그들이 가진 통제력을 놓아야 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접근하는 것을 꺼리게 된다. 일단 정보 트랙픽이 중국의 국영 통신사를 통해 들어오므로 중국은 이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 검열이라는 명분으로 세계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소셜미디어, 동영상 플랫폼도 중국에서 만큼은 사용이 제한적이다. 세계적인 기업들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만들 때 굉장히 제약을 받는다. 국가가 한 번 인터넷 트래픽을 규제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간의 인터넷 연결시 네트워크 지연이 생긴다. 이를 발판삼아 중국의 빅3 통신업체는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다른 소규모 통신업체는 비용적인 문제로 따라할 수 없는 해외 트래픽을 빠르게 해결하는 독점적인 방안을 통해 독점구조를 유지한다. 여러모로 중국만의 독특한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4. 중국의 독자적인 위성항법 시스템인 베이더우 시스템은 다른 웬만한 GPS보다 뛰어난 정확성을 보여준다. 그 기술력을 인정받아 베이더우는 세계 곳곳에 퍼졌다. 이 기술은 심지어 미국의 GPS보다도 정밀함을 보여준다. 이 기술이 전세계에 퍼지면서 자연스럽게 독점에 대한 고민을 지우지 않을 수가 없다. 만약 베이더우가 다른 나라의 중요한 기술의 일부분이 된다면, 중국은 이를 무기삼아 외교적으로 압박을 가할 수 있다. 당장 미국의 경우 농업 부문에서도 GPS가 아주 활발히 쓰인다고 한다. 파종기에 달린 GPS를 사용할 수 없게 되는 순간 경제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는다고 한다. 이 역시 중국의 영향력을 점점 무시할 수 없는 이유로 떠오르고 있다.
5. 현재까지의 흐름으로 보면 대략 중국 VS 미국의 기술력 전쟁으로 요약되고 있다. 이 대립관계에 변수를 줄 수 있는 국가는 인도이다. 인도 역시 중국 못지않게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국가이다. 인도는 서비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단계이다. 인도가 중국 편에 붙느냐, 또는 미국 편에 붙느냐가 현재 기술력 싸움의 흐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겉보기에 인도는 미국에 좀 더 가까운 것으로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중국 역시 미국과 인도가 이러한 관계임을 알고 있으며 중국이 인도에게 부족한 하드웨어 기술, 즉 통신장비를 중국에 매우 의존하고 있는 부분을 이용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 역시 중국산 브랜드가 굉장히 많이 장악한 상태이다.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계속해서 지켜봐야 할 것이다. 통신기술의 발전은 인류를 엄청나게 발전시켰지만, 이를 통한 이권싸움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한 국가가 독점적으로 이를 악용하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