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을 극복하는 힘
1. 자기계발 서적에 관심을 갖게 되면 흔하게 나오는 주제들이 있다. 스트레스, 뇌과학 등등 이미 꽤 친숙해졌을 정도로 많이 들어보고 알고 있는 내용이다. 무언가를 향해 도전하는 과정은 반드시 스트레스를 수반한다. 그렇다면 모두가 스트레스를 어떻게든 억지로 견뎌내고 버텨내는 것만이 정답일까? 그렇기에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단순히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넘어서 수 많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 않는가? 그렇기에 이 책은 우리 뇌가 어떤 부분으로 나뉘어 있고, 각각의 영역에서 이러한 상황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따져본 후에 올바른 스트레스 대응법을 길러내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전쟁터에 참전하고 돌아온 군인들의 경우 많이 겪는 PTSD같은 트라우마가 만성적 스트레스와 유사하다는 점은 나조차도 처음 들었던 내용이라 꽤 흥미롭게 읽었다. 트라우마나 스트레스가 어떻게 우리의 "인내의 창"을 좁게 만드는지를 이해한다면 앞으로 닥칠 시련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알 수 있다.
2. 우리의 뇌는 크게 사고뇌와 생존뇌로 구분된다. 사고뇌란 대뇌 피질같이 인간이 생각하고 추론하는데 쓰이는 영역이고 이 부분은 진화론적으로도 가장 나중에 발전한 부분이다. 흔히 인간이 다른 생명체와 크게 구분되어 지는 점도 이 부분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생존뇌라 불리는 영역은 변연계를 중심으로 하는 부분이다. 주로 즉각적인 위험이나 원초적인 판단을 하는데 도와주는 영역으로, 우리의 의지와는 다르게 몸에서 바로 반응을 하는 부위다. 문제의 근원은 사고뇌는 우리의 의지처럼 스스로 조종이 가능한데 비해, 생존뇌는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므로 무언가를 계속해서 의지만으로 억누르거나 고통을 참는 등의 과정을 억지로 하다보면 결국 생존뇌가 몸에게 보내는 복통, 수면장애, 등등의 신호가 나타난다. 우리가 신경써야 하는 부분은 생존뇌와 사고뇌를 일치시키는 것이다. 불행히도 현대 사회가 점점 이 두 영역을 일치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3. 대표적으로 멀티태스킹을 예로 들 수 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이 일치되어 집중하지 못할 수록 뇌의 보상체계와 관련된 기작을 망가뜨린다. 실제로 멀티태스킹을 통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수 많은 연구결과는 오히려 한 가지 일에 집중해서 하는 경우보다 훨씬 낮은 성과를 나타낸다는 보고가 많다. 점점 짧은 노력과 보상을 받는 기작에 익숙해진 뇌는 현대인을 즉각적이고, 충동적인 것에만 관심을 갖도록 한다. 그래서 이러한 생존뇌와 사고뇌의 불일치를 다시 되돌리는 방법이 바로 명상이다. 현재 내가 느끼는 것에 집중하며 순간의 감정과 생각에 집중하는 훈련을 통해 실제 몸의 스트레스 지수가 낮게 측정되는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최근 들어 전자기기를 많이 접하면서 수시로 알람을 확인하는 버릇 때문인지, 한 가지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울 때가 많았는데, 가급적이면 중요한 업무 중에는 핸드폰의 알람 금지모드를 켜거나 쉴 때도 한 가지씩 즐기려는 노력을 통해 조금씩 개선하려고 한다.
4. 의지력에 대한 내용도 빼놓을 수 없다. 의지력이란 한정된 자원이란 말이 있다. 그리고 그 의지력은 여러 방법으로 소비된다. 감정을 절제하며 사람들을 상대하는 일을 하면서도 고갈되며,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을 하면서도 고갈된다. 의지력이 소진되면 그 뒤로 스트레스와 감정에 의해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극심한 스트레스는 의지력의 빠르게 고갈시키고, 우리에게 원치 않는 수준의 스트레스 각성을 안겨다준다. 스트레스가 주는 이점을 넘어서 자기 자신을 몰아세우며 의지력을 강조하는 자세는 결국 흔히 말하는 '번아웃'을 불러일으킨다. 무언가를 학습한다는 것은 뇌의 해마라는 부분에서 우리의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넘기는 과정을 통해 일어나는데, 극심한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이 과정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 최적의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 무언가를 장기적으로 배우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러한 과정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
5. 결국 우리 모두는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다. 나아지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어느 정도까지의 스트레스를 받아들인 뒤 적절한 회복을 통해 인내의 창을 넓이는 과정을 갖는 것이다. 책에서도 같은 맥락에서 이 부분을 언급한다. "고통 없이는 성취도 없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셈이다. 반드시 고통(강한 스트레스) 뒤에는 그를 낮춰주는 회복이 필요한데, 자신의 한계치를 과대평가하고 계속해서 무리하게 되면 인내의 창을 좁히는 결과를 낳는다. 나의 경우 머리로는 알면서 가끔씩 욕심이 생겨 정해놨던 한계치를 넘겨서 일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과정이 누적되면서 지속되는 두통, 미루기 습관이 강화되었던 것은 아닐까 싶으며 나만의 적절한 한계치 찾기 + 좀 더 충분한 휴식을 갖는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