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카테고리 없음 / 2020. 5. 28. 22:56
- 한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어떤 점에서라도 특출난 부분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모든 대통령이 우러러 볼만한 사람들은 아니겠지만 그 중에서도 충분히 본받을 만한 점이 있고, 시대가 지나도 현대의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이 있다. 이 책은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 4명의 삶을 각각 3가지 부분으로 나눠서 다루고 있다. 리더십이라는 것이 단순히 지식이나 재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내 주변의 수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다루고 나의 편으로 끌어오는지를 실제 대통령들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재밌는 점은 4명의 대통령 모두가 같은 스타일이 아니지만 각자 자신만의 방식을 토대로 고유한 리더십을 발휘한다. 이러한 사례들은 반드시 어떤 단체를 이끄는 지도자가 될 사람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개인에 있어서도 어떤 일을 성취할 때 도움이 될 만한 대인관계능력을 배울 수 있다고 본다.
- 링컨을 먼저 살펴보자면 그는 주변이 그를 괴롭히는 온갖 환경으로 둘러싸여도 오뚜기처럼 자신의 뜻을 가지고 일어선다. 그 뜻이 부정직했다면 문제였겠지만, 놀라우리만치 정직하고 우직하다. 공부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시던 아버지의 뜻을 무릅쓰고 수십킬로미터가 되는 거리를 책을 빌리기 위해 왔다갔다 하기도 하고, 말로 설명하고 흉내내는 것이 재밌어서 완벽한 이야기를 준비해서 친구들을 즐겁게 하기도 하고, 주의원에 출마하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자신의 무지를 깨끗하게 인정하고 즉각 실행에 옮겨 잘 하고 알 때까지 우직하게 하는 모습이 다른 사람들도 그를 따르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도중에 하원 의원으로 2년간 재직했지만 정치생활을 계속 이어가지 못하고 변호사로 다시 돌아갔다. 그 기간에 끊임없이 자기 관리와 멈추지 않는 학습, 주변 사람들을 한결같이 겸손한 태도로 대하는 그의 모습이 훗날 상원의원 선거에 2번이나 낙방하고도 다시 일어서서 결국 대통령이 되게 한다. 대통령 재직 중에 이뤄낸 노예해방도 모두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말하는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차근차근 주변 사람들을 모아서 결국 해내는 과정을 보면 누구라도 그에게서 배울 점을 찾아낼 수 있다고 본다.
-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타고난 약골로 태어났다. 무슨 일을 하기 전에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다 보니 그에게는 몸을 단련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로부터 자연스럽게 깨달은 것은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근면과 끈기로 오랬동안 반복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좋아하는 집중적으로 몰두하는 습관을 기르게 되었고 하버드 법학 대학 진학 도중 정계에 입문한다. 링컨과는 달리 사교적이기 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내세우는 탓에 주변 사람들과 마찰을 일으켜 자신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일찍 깨닫는다. 시어도어의 장점 중 하나는 메타인지가 높다는 점이었다. 어렸을 때도 자신이 무엇에 강점이 있는지를 빨리 파악하고 잘하는 부분에 힘을 쏟고 금방 피드백 과정을 거치는 점이 돋보인다. 도중에 어머니와 부인을 동시에 잃는 비극을 맞이하기도 하지만 그 사건을 기점으로 슬픔을 잊기 위해 목장에서 지낸 4년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모두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전환점이 되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독단적인 리더십을 고쳐가면서 상원에 당선되고 민심을 이끌어내며 탄광파업 문제를 해결해간다.
-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비교적 위의 둘에 비하면 무언가를 이루겠다는 큰 꿈이 없었다. 대신 무언가 한가지에 빠지게 되면 자기만의 방식으로 파고드는 습관 덕에 넓은 범위의 지식을 얻었다. 그런 과정 속에서 하버드대학에 진학해 법학 대학원을 다니고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다가 결정적으로 그의 부인 엘리너와 친척겸 대통령이었던 루스벨트 프랭클린의 영향으로 정치에 입문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그리고 굉장히 젊은 나이인 28세에 상원위원에 올랐다. 여기까지는 정말 순탄해보이지만 그도 큰 시련을 맞게 된다. 그의 나이 39세가 되던 해에 갑자기 소아마비가 찾아왔다. 그 과정 속에서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그의 장점을 다시 한 번 활용한다. 뭐든지 바로 시도해보고 안되면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변하려는 모습은 기적을 이뤄냈다. 무려 2년 동안 노력한 결과 하반신마비 상태에서 발가락이 하나 움직일 정도면 그가 기울인 노력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러한 과정들을 밟고 올라가 뉴욕 주지사로 취임하게 되었고, 그 시기에 있었던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대공황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대통령에 오르게 된다. 임기시작과 함께 중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지만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정책들을 통해 차근차근 풀어가는 모습을 보인다. 국민들에게 최대한 간결한 메시지로 상황을 알기 쉽게 전달하고 정해진 기간내에 일을 마치기 위해 맡은 책임을 다하는 모습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대공황을 대처하는 리더의 자질을 알아 볼 수 있다.
- 린든 존슨은 이 책의 저자가 대통령 보좌관으로 일할 당시 옆에서 지켜본 경험이 있기에 더욱 설명히 자세하다. 린든은 주의원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연설하는 모습을 보고 자라왔다. 그러면서 그도 서서히 정치인으로서의 삶을 그리기 시작했다. 교육대학에 진학하고 졸업 후에는 텍사스에서 멕시코계 미국인들을 가르치면서 어느 누구보다도 학생들을 열렬히 지도했다. 주변 사람들의 말로는 그는 항상 너무나 빨리 행동해서 마치 흐릿한 형체처럼 보였다고 하니 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는 보좌관으로 추천받아 워싱턴으로 가서도 거의 장점을 발휘했다. 하루일과가 오로지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에만 관심이 있어보였다. 보통 너무 열정이 넘치다보면 주변 사람들에게 화를 내기 마련이지만 대다수는 존슨과 계속 같이 일을 했다고 한다. 그 이유로는 존슨 본인 자체가 너무나도 근면성실하게 일을 하고, 그 당시 대공황이라는 위기 속에서 그런 그의 모습이 많은 주변사람들에게 믿음을 줬던 것이다. 이러한 행보만 보면 그가 상원에 당선되는 것도 당연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도 선거에서 낙방하는 좌절을 맛보게 된다. 하원위원은 린든의 넘치는 열정을 감당할 수 없는 자리였다. 결국 기회를 엿보다가 상원에 도전할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 낙방하면 정치인의 인생이 끝나는 기로에서 그는 아주 근소한 차이(87표)로 당선되는 기쁨을 맛보았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였고 갑작스런 심장마비 증세로 일을 쉬어야 했다. 그 기간 동안 전직대통령들이 어떻게 역경을 극복했는지 돌아보고, 린든도 잠시나마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짐으로써 더 나아갈 수 있었다. 이런 일들을 계기로 케네디 대통령의 뒤를 이어 시민권 법안과 감세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리더쉽을 발휘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4명의 대통령 모두 역사에 훌륭한 리더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 물론 그 리더십이 모두 같지는 않다. 다들 자신만의 고유한 캐릭터를 갖고 있고, 시대적 배경과 살아온 환경도 모두 다르지만 그런 차이점에서도 리더쉽이라는 면을 봤을 때는 무언가 겹치는 부분도 있다. 단순히 누군가를 이끌어 갈 때만 필요한 지식이 아닌 모두가 살면서 느꼈을 만한 인간관계에 대한 좋은 예시가 이 책에 모여있다고 생각된다.